'수제맥주' 열풍에 이 회사 주식 샀다가 쪽박…개미들 비명

입력 2023-10-31 11:00   수정 2023-10-31 12:51


'수제맥주 상장 1호' 제주맥주가 동전주로 전락했다. 코로나19 시기 호황을 맞았던 수제맥주 시장의 열기가 사그라들며 실적이 악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타개책으로 삼았던 인수·합병마저 무위로 돌아갔다. 제주맥주는 수익 중심 구조로 사업을 개편해 위기를 극복하겠단 방침이다.

3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최근 제주맥주의 주가는 전날까지 5거래일 연속 하락하며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전날 장중엔 981원까지 떨어지며 52주 최저가를 새로 썼다. 2021년 5월 26일 상장 직후 기록한 고점 6040원에 비하면 83.8% 떨어진 수준이다. 상장 당시 공모가(3200원)에도 크게 못 미친다. 상장 첫날 2744억원이었던 시가총액도 576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손실을 본 투자자도 늘어나고 있다. NH투자증권에 따르면 지난 27일 기준 이 증권사를 통해 제주맥주에 투자한 7683명은 대부분 손해를 입고 있다. 이들의 평균 매수가가 3384원인 걸 감안하면 평균 손실률은 63.89%에 달한다.

제주맥주의 주가가 하락한 건 실적의 영향이 크다. 상장 당시 제주맥주는 곧바로 흑자 전환하겠단 포부를 밝혔지만 2년이 지난 지금도 적자의 늪에 허덕이고 있다. 제주맥주는 테슬라 요건을 통해 상장했다. 테슬라 요건은 상장 요건에 미달하더라도 성장잠재력이 있는 기업에 상장 기회를 주는 제도다.

2021년 72억원이었던 영업손실은 지난해 116억원으로 불어났다.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누적된 영업손실 규모는 400억원대에 육박한다. 올해는 상반기에만 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매출액마저 뒷걸음질 치고 있다. 2021년 288억원이었던 매출액은 지난해 240억원으로 16.9% 줄었다.


문제는 단기간에 실적 회복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점이다. 맥주 시장 경쟁이 심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상반기 기준 제주맥주가 집행한 광고선전비와 판매촉진비는 약 36억9203만원으로 전년 동기 13억9443만원에 비해 2배 이상 급증했다.

아울러 맥주의 원료인 맥아(싹을 틔운 보리)와 홉 가격이 급등해 수익성이 위협받고 있다. 제주맥주의 반기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1kg당 988원이었던 수입 맥아 가격은 올해 상반기 1418원으로 올랐다. 제주맥주는 맥아를 전량 수입하는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맥아값이 급등했다. 같은 기간 1kg당 2만3979원 수준이었던 홉의 가격도 3만875원으로 크게 올랐다.

국내 수제맥주 시장이 침체 국면에 접어든 것도 문제다. 주류 소비 트렌드가 맥주에서 위스키, 전통주로 옮겨간 탓이다. BGF리테일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CU의 수제맥주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4.3% 증가하는 데 그쳤다. 2020년 498%, 2021년 255% 급성장했던 것과 대비된다. 2021년 84%에 달했던 제주 양조장 가동률은 올해 상반기 58.9%로 감소했다.


앞서 제주맥주는 달래에프앤비를 인수해 신성장동력을 확보하려 했지만 이마저도 무산됐다. 달래에프앤비는 해장국 프랜차이즈 달래해장을 운영하고 있다. 시장에선 외식 프랜차이즈와 주류 업체간 시너지를 기대했지만 두 기업의 협업은 없던 일이 됐다. 회사 측은 "'매도인'이 거래종결 선행조건을 충족하지 않아 계약을 철회했다"고 밝혔다. 다만 계약을 철회하며 공시를 번복해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예고를 받게 됐다.

제주맥주는 수익성 위주로 사업을 재편하겠단 방침이다. 제주맥주 관계자는 "제주누보, 아티장 메일 등 마니아층이 형성된 고부가가치 제품 라인업을 확장할 것"이라며 "대한제분과 함께 출시한 새로운 곰표밀맥주를 기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곰표밀맥주는 대한제분, 세븐브로이, 편의점 CU의 공동 마케팅에 힘입어 2020년 5월 출시 후 6000만 캔 넘게 팔린 히트 상품이다. 올해 3월 대한제분은 세븐브로이와 상표권 계약을 종료하고 제주맥주로 파트너사를 바꿨다.

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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